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이 3년 반 만에 100번째 기획안을 확정했다.
주인공은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배경지로 유명한 도봉구 쌍문동 81 일대다.
이번에 확정된 쌍문동 81 일대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이 지역은 최고 39층, 약 19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쌍문근린공원과 한신초교, 정의여중·고교와 인접해 자연환경과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그러나 4호선 쌍문역 도보 5분 거리라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과거 경직된 용도지역 규제와 사업성 부족 등으로 오랜 기간 개발에서 소외돼 왔다.
2017년 정비구역 해제 이후 사업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3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는 이번 기획안에 △역세권 연계 대규모 개발 △지역 역사·문화·교육 자원 활용 △안전한 교통·보행체계 구축 등 세 가지 핵심 방향을 담았다.
용도지역 상향(제2종→3종), 용적률 상향(240%→300%), 최고 층수 상향(18층→39층)을 통해 과거 계획 대비 사업성을 크게 높였으며, 단지 규모도 기존 744가구에서 1900가구로 2.5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이번 기획안에는 쌍문동의 역사와 문화, 교육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존치시설인 ‘함석헌기념관’, 도봉 문화예술인마을, 인근 학교들과 연계한 문화공원, 주민공동시설, 도서관, 돌봄센터 등 다양한 인프라가 계획돼 있다. 또, 노해로와 도봉로가 만나는 정의여중사거리에서 쌍문근린공원 방향으로 열린 경관을 조성하고, 도시 통경축 및 공공보행통로를 계획해 지역 커뮤니티 거점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교통 측면에서는 도심공공주택사업과 연계해 주도로를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고,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도보환경 개선도 추진된다.
한편,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 자치구, 주민이 원팀(One Team)을 이뤄 정비사업의 복잡한 절차를 하나의 통합 기획으로 묶어 추진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사업 초기부터 주민을 지원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이번 쌍문동 81 일대의 경우, 지난해 7월 착수해 9개월 만에 기획 단계까지 완료했다.
현재 신속통합기획이 완료된 100개 구역은 정비계획 수립 중인 곳 54개소, 정비구역 지정 23개소, 조합설립 인가 18개소,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5개소로, 후속 절차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쌍문동 81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위치도
▲ 신속통합기획 종합구상도는 서울의 옛 정취와 신(新)경제 중심지가 만나는 주거지 형태를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