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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2동의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 “어려운 이웃에 전해 달라” 9년 째 남몰래 쌀 기부
  • 기사등록 2019-01-22 22: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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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곡2동의 익명의 기부자가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 300포대를 기부해오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천사가 보낸 쌀을 함께 나르고 있다.


2019년 기해년에도 어김없이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20kg쌀 300포대가 도착했다.


월곡2동의 키다리 아저씨는 9년 간 매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 300포를 기부해 오고 있다.  2011년부터 9년째 총 2700포를 기부했다. 이는 시가 1억5000여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에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다였다. 


내년이면 쌀을 기부하기 시작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 2020년에는 이 키다리 아저씨가 정체를 드러내길 바라는 주민들도 많다.


이 기부 천사는 9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나눔을 실천했다. 한 두 해의 이벤트로 예상했던 주민센터 직원들도 9년 동안 기부가 계속되자 동네의 자부심으로까지 여기게 됐다. 이른 새벽 출근해 20kg쌀 300포를 나르는 고생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월곡2동 주민센터 앞은 주민,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반복되고 있다. 주민센터로 쌀을 나르는 것을 돕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주민도 생겼다.


이뿐이 아니다. 얼굴 없는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주민도 늘어났다.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쌀과 금일봉은 물론 맞춤형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기도 한다. 지역 어르신 100명은 1인당 1만원씩 마음을 모아 성금 100만원을 보태기도 했다.


<1만원씩 100인 어르신 나눔 참여>를 주도한 김정자 어르신(75, 월곡2동)은 “동네에서 홀로 사는 노인 대부분은 천사가 보낸 쌀을 받는다.”면서 “마을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고령자로서 천사처럼 작은 행복이라도 나누기 위해 지역 노인 100명이 만원씩 모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종종 현장에서 만난 소외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이 견디기 힘들다며 호소할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안정감을 안길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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