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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타민] 유형별 학습'에 사고력 갇힐 수 있어 / 좌뇌 '쓰는' 교육해야 창의성이 커진다 - 안진훈-msc영재교육원 대표
  • 기사등록 2018-10-16 17: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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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타민] 유형별 학습'에 사고력 갇힐 수 있어      
                                                         
대다수의 우리나라 아이들은 무슨 과목이든지 유형별로 공부합니다. 이 아이들은 시험 문제를 받자마자 먼저 자신의 직관을 이용해서 각각의 문제가 어떤 유형의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데 신경을 씁니다. 문제의 유형을 파악한 다음에는 유형별로 어떻게 풀 것인지 미리 정리해 놓은 해법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이렇게 문제에 맞는 풀이법이 머릿속에서 검색되고 나면 마지막으로 그 방법을 활용해서 문제를 풉니다. 특히 어려운 수학에서 이런 유형별 학습은 더 강조됩니다. 이렇다 보니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거의 모든 수학교재도 유형별 학습을 하도록 구성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형별 학습은 나름대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제를 보는 순간 바로 어떻게 풀지를 떠올리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에 있어서 유형별 학습은 커다란 강점을 지닙니다. 특히 시험시간이 모자라 여유 있게 문제 풀 시간이 없는 중학교 수학시험 같은 경우 커다란 효력을 발휘하지요.


하지만 유형별 학습은 이런 효율성을 무색케 하는 수많은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데 관심을 쏟다 보니 문제의 세부사항을 놓치기 쉽습니다. 숫자를 잘못 보거나 계산을 잘못해서 뻔히 아는 문제도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자기가 풀어본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좀 복잡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손도 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는 시험을 앞두고 거의 700 ~ 1000문제 정도의 문제를 풀게 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도록 해 새로운 유형에 대비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최상위를 가리는 고난도의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수능 같은 큰 시험에는 당연히 취약하게 됩니다. 셋째, 문제 유형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해법을 잊어버리거나 해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선행학습으로 반복학습을 하는 것도 해법을 머릿속에 새기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여전히 틀리고, 더 이상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넷째, 유형을 파악한 후 해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아이들의 사고력을 죽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문제를 놓고 어떻게 풀지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머릿속에 떠오른 해법을 적용하기만 하니 당연히 사고력이 좋아질 리 없습니다.


유형별 학습이 이처럼 위험성이 많다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문제를 보면 유형을 파악하는 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문제를 한 줄 한 줄 따라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대로 자신의 생각을 개입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또 출제자가 어떤 의도로 이 문제를 만들었는지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출제자가 이 문제를 만들 때 활용한 숨은 개념(hidden concepts)을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문제에는 출제자의 숨은 의도가 있습니다. 이 의도를 찾는 데 집중해야지 해답을 보거나 딴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훈련하면 문제를 많이 풀지 않아도 사고력이 좋아지고, 문제해결 능력도 월등히 향상됩니다. 물론 이 방법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조금씩이나마 자신의 방법을 바꾸려고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비타민] 좌뇌 '쓰는' 교육해야 창의성이 커진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조차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수학 위주의 좌뇌 중심 교육이어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무리한 좌뇌교육은 아이의 창의성을 사라지게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아이의 창의성을 없애는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좌뇌교육을 많이 시켜서가 아니라 우뇌 성향의 아이가 우뇌의 감으로 수학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뇌 아이에게는 아무리 수학을 많이 시켜도 좌뇌가 계발되지 않고, 오히려 우뇌의 창의성만 죽일 뿐입니다. 지금까지는 수학과 같은 좌뇌 교육을 많이 시키면 아이의 좌뇌가 계발되는 줄 잘못 알았던 것이지요. 
 


▲ 그림 1_우뇌의 창의성이 살아 있는 경우


교육전문가들도 그렇게 알고 있으니 부모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수학이 약한 아이에게 수학을 많이 시키면 아이가 좌뇌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래 잘 쓰는 우뇌로 수학을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뇌로 수학을 하면 수학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반복해서 문제를 풀게 되고, 많이 풀어본 감으로 수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노력을 해도 생각만큼 수학 성적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쯤 되면 부모들의 대다수는 아이 머리가 나빠서 그러려니 생각하고 맙니다. 그러나 사실은 좋은 머리가 교육을 통해서 점점 나빠진 것이지요.

 

▲ 그림2_우뇌의 창의성이 사라진 경우


그럼 이제 우리 아이가 우뇌로 수학을 해서 창의성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실제로 확인해 봅시다. 다음 문제는 주어진 도형(∧)을 활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똑같은 도형을 주고 각각 다른 그림을 그리게 해 봅니다. 창의성의 기초가 되는 연합적 사고(associative thinking)를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것이지요. 좌뇌를 쓰거나 우뇌로 수학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들은 <그림1>과 같이 창의성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우뇌로 수학을 많이 공부한 아이들은 <그림2>처럼 그립니다. 특히 처음 3개의 도형은 순서만 바뀔 뿐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창의성의 원천인 아이의 우뇌가 지쳐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면 수학도 곧 한계가 오고, 직관은 이미 파괴됐으며, 언어감도 많이 상실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지능(IQ)마저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곧 옵니다. 지금 바로 아이의 머리를 확인해보세요. 지금부터는 아이에게 '좌뇌교육'이 아니라 '좌뇌를 쓰게 하는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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