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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방학천 문화예술거리 “동네가 바뀌니 행복하다” - 방학천 ‘짝집’ 몰아내고 문화예술 움트다 - 총 31개소 문 닫고 빈공간에 문화예술작가 공간으로
  • 기사등록 2018-07-10 22: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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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천 문화예술거리 개장식날 모습



방학천 일대가 변했다. 기존 짝집거리로 유흥커뮤니티에서 유명한 곳이었다. 이 지역은 좁은 골목길에 길게 늘어선 짝집들이 문을 열고 커텐으로 문을 닫고 영업을 했다. 커텐 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은 음침했었다. 손님이 들어가면 문을 걸어잠그고 영업을 시작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어 의뭉스러움이 더해졌고, 이 지역을 찾는 취객들은 맨정신에 오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등장부터 시끄러웠고, 술을 먹고 난 후에도 바가지를 썼느니 마니 하면서 난동이 여러차례 있었다. 특히 이 곳은 주택가여서 늦은 새벽에도 그 피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 안았다. 낮에는 짝집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이 거리는 죽어 있었다. 통행로로도 쓰임새가 없었다.


▲짝집이 사라진 거리에 예술가들이 다양한 가게를 열었다.

■방학천 문화예술거리로 인한 지역변화


지난 4월 이 지역은 방학천 예술거(이하 방예리)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짝집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이곳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았다. 입주작가들과 구청과 건물주가 함께 상생해 나가자는 ‘상생협약식’을 열고 그날 개장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방예리가 탄생하기 까지는 산고의 고통이 있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낸 아이디어로 빈 공간 활용방안에 대해서 구청에서 깊은 고민이 있었고, 새로운 도봉의 명소로 만들자라는 의견까지 도출했다. 단순히 짝집을 몰아내는 단속에 그치지 않고, 빈 공간을 새롭게 바꿔 환경의 변화를 통해 거리를 주민에게 돌려주자는 발상이었다.


방예리 1호점으로 입주한 카페 쓰임의 이정희(47)씨는 “제일 먼저 입주하다보니 가장 많은 칭찬을 들은 것 같다”며 “방예리로의 변화 과정에서 방학천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찾아와 동네가 바뀌니 행복하다라고 말하고 간다”면서 “마치 내가 큰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주민은 “유흥업소가 밀집된 모습은 그렇다 치고 취객들이 많아 안전문제도 많았고, 무엇보다 동네가 매우 어두웠었다”며 “이제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간판들이 방학천 주변에서 밝혀주고 있어 동네가 산다”고 전했다.


▲카페 ‘쓰임’의 쇼룸

■방예리의 시작 ‘유해업소 정비’


강북구에서 짝집거리를 민·관·학·경이 캠페인과 현수막 부착 등을 먼저 시작했다. 2015년 5월 성암여중에서 ‘강북구 유해업소 근절 학생캠페인’ 첫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바 있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었는데 바로 옆 동네에서 대대적인 단속 등의 의지를 보이자 민원은 더 늘어났다. 도봉구도 지난 2016년 2월부터 같은 형태의 단속을 시작했다. 도봉구는 강북구처럼 판을 크게 키우지 않았다. 관계공무원들과 주민들이 단속반을 꾸려 심야에 활동을 실시했다. 단속에 포커스를 맞췄다기 보다는 전업이나 전직을 권유하고 구청의 창업교육이나 창업자금 대출, 구직등록, 복지대상 신청 안내 등 대화로 풀어 나갔다.


이 구청장은 이 지역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했다. 단속 시작 후 첫 성과로 짝집이 영업을 관두고 나간 자리를 임차했다. 이 공간을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로 조성했다. 이에 멈추지 않았다. 단속이나 영업종료 권유로 인해 임대차계약이 만료 되는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영업을 관두는 업주들이 많아졌다.


■주민과 함께 문화예술거리 조성을 고민하다


문화예술거리 조성을 위한 지역 주민 설명회 개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협치포럼 및 워킹그룹 회의 등 10회 개최하며 의견을 모았다. 관계부서인 문화체육과, 지속가능발전과, 도시계획과, 물관리과, 보건소  등 지속적 업무 공유 및 협치를 통해 변화의 방향을 모색했다.


■문화예술로 방학천을 채우기 시작


도봉구청에서 이곳의 17개소를 직접 임대했다. 또, 예술인과 창업인 지원을 위한 SH공사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예술인촌 건립도 진행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방학천 짝집 31개소가 모두 정비 됐다. 예술거리 입주작가 공모 및 선발을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입주작가 선발은 사업의 적극성과 공동체의식 등을 사업계획서를 통해 1~3차 심사를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서면 및 프리젠테이션 평가를 거쳐 실시했다. 선발된 작가들에게는 최대 180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했고, 기타 에어컨 등의 공공물품도 지원했다. 아울러 입주 후 월 임차료를 6개월간 지원 하는 등의 입주작가들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으로 안착을 도왔다. 입주작가들은 2년 이상 관련 업종을 유지 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계약했다. 리모델링 과정은 각 입주작가들이 원하는 방향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수용해 실시했고, 리모델링 지원비용 초과분은 입주작가들이 충당했다.


입주작가들은 자치위원회를 꾸려 방예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바이럴 마케팅 중심이지만 방학천 일대의 구청의 다양한 행사와 연계한 행사를 통해 방예리 알리기를 고심하고 있다.


도봉구는 방예리 지원을 위해 지난해 12월 ‘서울특별시 도봉구 문화의 거리 조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방예리에는 유리공방, 목공공방, 가죽공방 등 다양한 형태의 입주작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몽상가라는 크레페 가게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방학천에 행렬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역사문화관광과 연계?


구청은 “도시쇠퇴에 따른 인구감소, 고령화, 건물의 노후화, 슬럼화 등 도시기능 약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발생됨에 따라, 도봉구 일정구역을 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고 창조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여 지역 문화관광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방예리에 대해 많이 알려진 바가 없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점이 숙제로 남아 있다. 구청측은 이에 대해 주차장 조성 및 상설전시장 등의 방안을 고민중이다. 또, 방예리를 도봉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사문화관광거리의 연장선에 편입시키겠다는 계획을 구상중이다.

 

▲방학천 문화예술거리 조성 민관포럼 첫발

▲쓸모연구소의 반려동물 가구

▲방학천 문화예술거리 중간에 보행 전용 다리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미니인터뷰1>


방예리 1호 입주 카페 ‘쓰임’ 이정희 작가
팝아트 및 가죽공방 그리고 커피


▲방학천 문황예술거리 1호 입주작가 카페 ‘쓰임’의 이정희 대표

-1호 입주작가인데 어떤가?
나는 입주했을 뿐인데 동네 분들이 산책을 하다가 들려서 동네가 바뀌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간다. 내가 큰일을 한 것 같아서 오히려 뿌듯하다.


-카페쓰임은 뭘 하는 곳인지?
팝아트를 그리기도 하고 가죽공예를 하기도 한다. 모든 작품은 판매는 현재 주문제작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또,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방예리에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잘 한 결정이다. 이곳 입주작가들과도 잘 지내고 있고, 주민 사랑방 역할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원하는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미니인터뷰2>


젊은 부부가 만드는 반려동물 가구점 ‘쓸모연구소’
이우주(31) 작가


▲‘쓸모연구소’ 이우주 대표

-방예리 입주에 대해서 말해달라
원래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유해업소가 많았던 시절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와중에 이곳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공고를 통해 알게 됐다.


-쓸모연구소는?
반려동물 가구를 조립해서 판매한다. 아내가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취미처럼 시작하는 일이 생업이 됐다. 방예리 입주와 관련해서 전업하게 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다.


- 장점은?
이정도 규모의 1층 매장을 얻고, 꾸미는데 큰 돈이 드는데 구청의 지원 등이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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