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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이음줄진흥원 “흥겨운 음악소리가 머무는 곳, 음악이 이어주는 우리” - 음악·급식 봉사 등 지역사회 건전문화 창달에 기여 - 다양한 악기 교육, 그렇지만 학원은 아냐
  • 기사등록 2017-02-14 14:48:37
  • 수정 2017-02-14 1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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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동 벽산아파트의 한 건물 지하에는 오후부터 신나는 음악소리가 들린다. 아름다운 음악소리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신나고 흥겨운 소리가 맞다. 이곳에는 이음줄진흥원(원장 김수현)이 있다. 이음줄진흥원은 음악을 매개로 지역내 주부들이 모여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송년회 취재 요청이 있어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가 필자는 깜짝 놀랐다. 수준급의 연주실력을 뽐내면서 지역내 지인들을 불러모아 간단한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봐왔던 송년회와는 달랐던 터라 마음의 준비를 다시 하고 탐방을 오겠다고 말하고 다시 찾아갔다.


-이음줄진흥원은 음악학원인가?


아니다. 지역내 아줌마들이 건전한 놀이거리를 찾아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학원이 아니고 자발적 참여에 의한 음악 동호회 및 봉사단체로 봐주면 좋겠다. 실제로도 그렇다.


-이음줄진흥원의 뜻은?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 음악을 통해 서로를 잇는다고 생각한다. 끊어지지 않는 서로간의 유대가 줄처럼 이어지고 이를 통해 지역내 주부들의 건강한 문화 창달을 위해서 함께 해보자는 의미다.


-어떤 인원으로 구성돼 있나?


모두 ‘아줌마’다. 평균 나이는 52세 정도 된다. 최고령자는 62세부터 최연소자는 49세다. 13살 차이는 음악으로 메꾸고 있고, 진흥원에 들어오면 나이는 잊는다. 이음줄진흥원에서 음악을 배우는 사람은 약 80명 정도이고 꾸준하게 지속해온 사람은 20명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활동은 어떤 내용이 주를 이루는지?


공연을 목적으로 연주연습을 주로 한다. 공연이 필요한 곳에 가서 음악봉사를 한다. 또, 지역내의 각 동으로 다니면서 급식 봉사도 한다. 급식은 손수 음식을 만들어 지역 노인 등에게 제공한다. 요즘에는 율동을 연습해 공연의 다양화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연주, 율동, 급식은 각자 팀장이 있어 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음줄진흥원에서 무엇을 얻어가나?


시간이 나면 남들 뒷담화나 하고 낮술이나 먹으면서 신세한탄을 하기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내에 건전한 중년의 문화를 생성하고 서로간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주면서 중년이후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음악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김수현 원장이 모두를 가르친다. 사람이 없는 날은 개인레슨이지만 기본적으로 단체 레슨이다. 이곳에 오는 사람은 이전에 악기를 연주했던 경험이 있다고 해서 특별하지 않다. 같이 연습하고 맞춰가고 모자라면 채워주면서 함께 해 나가고 있는 편이다. 드럼, 기타, 건반 등 다양한 분야의 연습을 하고 있다. 이음줄진흥원을 통해서 드럼을 배우고 즐거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가입요건이 있나?


특별한 것은 없다. 삶이 무료한 지역 주부들이면 된다. 이곳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음줄진흥원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다만, 운영비 형태로 한달에 5만원정도의 실비를 받고 있다.


이음줄진흥원에는 건반이 2개, 일렉기타가 4개, 드럼 1세트, 색소폰, 통기타 8개, 다수의 드럼패드 등 다양한 악기들이 구비 돼 있다. 이곳을 찾아가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음줄진흥원을 찾은 회원 목소리


▲이금자(수유1동, 52세)
모두다 좋은 사람이고 다 장기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 여자 나이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연자(수유3동, 53세)
드럼을 치면 스트레스가 플리고 즐겁다. 좋은인연을 만나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최옥순(번2동, 59세)
배드민턴을 같이 했던 인연으로 여기에 오게 됐다. 이렇게 정다운 모임은 처음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곳이고, 이곳에서 함께 하는 봉사도 참 좋다.
▲허미선(수유3동, 53세)
드럼을 배우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배우게 되니 너무 즐겁다. 노래와 음악으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명자(인수동, 52세)
중국연변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 무료한 나날들이 이어졌는데 이음줄진흥원 앞을 지날 때 드럼소리에 이끌려 들어왔다가 지금까지 인연을 맺게 됐다. 중국에서도 노래를 불렀었는데 이곳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니 매우 즐겁다.


이음줄진흥원이라는 공간을 손수 꾸미고 악기를 교육하고 모두 주도하는 김수현 원장은 “사람들이 모여 행복하고 즐거우니 보람이 있다”며 “중년들의 놀이문화는 어두운 공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줌마들의 무료한 시간을 음악으로 풀어 냄에 따라 지역 문화의 건전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음줄진흥원에서는 ‘줌마밴드’ 컨셉으로 팀을 꾸리고 지속적인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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