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 mink1895@naver.com
▲ 사진설명=나일예 노인(좌)과 설차년 노인(우)이 서로 정답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노인의 나이는 합쳐서 딱 200세이다.
수유 2동 소재 물댐길 경로당에는 40명에 가까운 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 만 100세 생일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그 주인공은 101세의 나일예 노인(이하 나). 그리고 딱 두 살어린 99세의 설차년 노인(이하 설)이 이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
- 서로 호칭은 어떻게 부르는지
● 설 : 아이고 한 살이라도 많으면 언니지. 언니야.
- 백년을 살아오면서 언제가 가장 좋았나?
● 나 : 지금이 제일 좋아. 세상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니 마냥 좋다. 영감이 먼저간거만 빼놓고 지금이 제일 좋아. 여자가 강하니까 오래 산거 같아.
● 설 : 아들이 월남전에 2년 다녀왔는데 돌아왔을 때가 가장 좋았어. 생각해보니 아들 놈 장가 보낼 때도 좋은 시절이지.
나일예 노인은 슬하에 아들 셋, 딸 셋을 두고 있다. 장녀는 85세로 현재도 생존해 있다고 한다. 나일예 노인의 장녀와 황인석 물댐길경로당 회장과는 비슷한 동년배이다. 설차년 노인은 막내딸만 생존해 있고 함께 살고 있다.
● 설 : 일본서 첫째 아들 놈 낳고 해방이 되면서 한국에 들어왔어. 안해본 장사가 없었어. 그때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으니까. 국제시장 거기서도 장사했었지. 부산에서 배타고 인천 통해서 서울로 왔고, 수유동에 온지는 한 20년 정도 됐어.
● 나 : 딱 50년전에 막내 낳고 서울로 왔어. 이동네에 이사온 것은 4년 쯤 된다. 충청도에 살다가 땅 팔고 서울와서 철물점을 하기도 했었고...
두 노인의 삶은 서로 달랐다. 살기위해 몸부림 쳤고, 땅 팔고 서울에 올라왔다. 100년이 지난 지금 두 노인은 동년배가 같은 경로당에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다. 또, 같은 여자끼리라서 함께 이야기 할 거리도 많다고 한다.
- 하고 싶은일은 따로 있는지?
● 나 : 지금 애기(손자)가 15살인데 그놈 19살 되는 것까지는 보고 죽고 싶어.
● 설 : 이렇게 오래 살 줄 생각도 못했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아.
두 노인은 백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 뭘 더 바라냐면서 본 기자를 나무라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동안 경로당 회원들이 주변으로 몰려와 말을 거들기도 했는데, 나일예 노인은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일에 여든이 훨씬 넘은 노인에게 “나이도 어린사람이 그런것도 기억 못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오롯이 백년을 넘게 그리고 이제 곧 백년을 살 노인을 만나고 보니 ‘반백년’이란 단어를 만들면서 시간에 대한 몸집을 불리는 요즘의 세태가 안타까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