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bukbu3000@naver.com
아이 문제로 엄마와 상담을 하다 보면 점쟁이를 찾아간 엄마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렇게 했겠나 싶어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다녀온 엄마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거의 대다수의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가 나중에 공부 잘할 거라는 점쟁이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자기 아이가 대기만성형이라고 그랬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실제로 대기만성형의 아이가 있습니다. 바로 좌뇌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이지요. 이 아이들은 어릴 때 고지식하고, 분위기 파악도 잘 못하지요. 이러다가는 앞으로 사람 구실이나 제대로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지요. 어릴때 상황을 봐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만 나중에 좋은 대학을 갑니다.
문제는 점쟁이가 강한 우뇌형 아이를 두고도 대기만성할 거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우뇌 아이들은 사고력과 분석력이 부족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는 더 힘들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또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심한 사춘기를 앓을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마음을 다잡고 대기만성하고 싶어도 뒷심이 받쳐주지 않아 그냥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뇌형 아이를 둔 엄마는 절대로 점쟁이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점쟁이들은 모든 아이들이 대기만성할 거라고 했을까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요. 대개 아이 문제로 점쟁이를 찾아가는 엄마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엄마가 바로 좌뇌 아이를 둔 완전 우뇌 엄마입니다. 완전 우뇌 엄마는 자신의 뇌와 정반대인 좌뇌 아이를 아무리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또 완전 우뇌 엄마는 머리회전이 빨라 아이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감수성까지 예민해서 아이에 대한 불안심리가 아주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귀까지 얇아서 남의 말에 잘 휘둘리기까지 하지요. 이런 성격의 소유자인 완전 우뇌 엄마가 주로 점쟁이를 찾아갑니다. 이런 엄마들을 대상으로 많은 임상을 한 점쟁이로서는 당연히 아이가 대기만성할 거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우뇌 아이를 둔 좌뇌 엄마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우뇌 아이는 어릴 때 영특해서 점쟁이를 찾아갈 정도로 아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고, 좌뇌 엄마는 합리적이기에 점쟁이를 잘 찾아가지 않습니다. 또 우뇌 아이를 둔 우뇌 엄마나 좌뇌 아이를 둔 좌뇌 엄마도 점쟁이를 잘 찾아가지 않습니다. 자신과 동일한 유형이기에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답답한 마음이 덜 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아이 문제가 사실은 아이와 엄마의 뇌 성향 차이의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엄마는 내 자식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환상을 버리고, 아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렌즈, 즉 자신의 두뇌 유형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아이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