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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3국 기행 슬로베니아편 -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슬로베니아를 가다 이병원 북부신문사 편집국장 2017-05-09
편집국 bukbu3000@naver.com


지난번 러시아 크루즈 관광이 여유로운 관광이어서 인상에 남았었는데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도 시골길을 걷는 것 같이 여유로와서 만족스러웠다. 또 20여년을 같이한 사이인 일행이 그간 적금을 모아 나선 여행이어서 더욱 그랬다.
우리가 첫발을 디딘 곳은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 아드리아 해안에 위치한 슬로베니아 공화국이다. 국기에도 쓰리그라우 산이 새겨져 있을 정도로 설산을 자랑하는 고산국가다.   유고연방에서 독립(1991년 6월25일)해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인구 200만의 신생국가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이 화요일 아침 수도 류블랴나 공향에 도착하자 성신욱 한인회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우리가 탄 대형버스는 2시간을 달려 설산 로가르스카 돌리나에 도착했다. 산 아래는 푸른 초원, 산위는 하얀 눈으로 덮인 경이로운 설산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어 15세기 합스부르크 왕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중세 도시이자 수도인 류블랴나 시내관광에 들어갔다. 여기서 해프닝도 있었다. 일행 중에는 부인은 사진작가로 입문하고 남편은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임한 부부가 있었는데, 부인이 류블랴나 공원에서 고대 성곽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다가 일행을 놓친 것이다. 여행은 중지됐고 다들 사람 찾기에 나섰다. 진땀이 났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경찰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국가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고 분쟁 발생 빈도가 적어 경찰총원이 7천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었다.
결국 사라졌던 부인을 찾았는데, 남편은 부인을 찾아 헤매느라 화가 났을 법한데도  “여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라고 했다. 우리는 이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 첫날을 보낸 일행은 한인회장이 베푼 만찬자리에서 와인으로 하루의 피로를 달랬다. 만찬이 무르익어 우리 가락 시조창과 민요를 일행이 부르자 식판 받침등으로 장단을 맞추면서 모두들 흥겨워했다.
둘째 날에는 줄리앙 알프스의 눈동자라 불리는 보힌 호수와 블레드에 소재한 섬 안에 있는 블레드 성에 배를 타고 들어가 관람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슬로베니아 결혼풍습이 색시 될 여성이 남편 될 신랑을 업고 블레드성 99칸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라고 한다. 평생에 딱 한번 남편을 호강시키되 이후에는 남편이 부인에게 꽉 잡혀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눈에는 슬로베니아 여성들이 하나같이 남성스러워 보였다.
이어 우리는 경비행기를 타고 ‘쓰리글라브’ 설산의 초 접근 비행에 나섰다. 한국인들이 경비행기를 탑승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경비행기를 이용한 설산 비행 관광은 패키지 관광으로 와서는 시간과 경비를 맞추기 어려워 체험하기 어려울 듯 보였다.
비행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에 인근 성당을 둘러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당이 마을 중앙에 있는데도 주변이 온통 가족묘지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고, 저마다 묘지에는 꽃을 가꾸는 등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공존하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같으면 아마 혐오시설이라며 당장 철거했을 것이다.
고라와 소차강을 둘러보고 고리쉬카 브르다로 이동해 세계 100대 와인생산 가구인 ‘카바이 와이너리’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와이너리 주인인 프랑스 남자는 슬로베니아 여인과 결혼해 살고 있다면서 우리 일행을 지하 와인 저장소로 안내해 시음회를 열어 주었다. 이 자리에서 권주가 “만수산”을 한수 뽑았더니 주인남자는 ‘사람이 그립다’며 우리를 못 가게 잡고 여러 종류의 와인을 권하는 통에 지하 와인 저장소에서 밤을 지새우는게 아닌가 싶었다.
셋째 날이 밝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동굴인 포스토이나 동굴에 도착해 동굴 안을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1시간여 동안 희귀한 종류석 등을 관람했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동굴 안 광장 무대에서 각국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우리 가락인 시조창 남·여창 지름 “바람아, 달 밝고” 등을 열창했는데 공연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소리의 울림이 아주 좋았다. 우리는 피난 타르티니 광장으로 향했다. 하루가 또 갔다.
호텔에 들어서자 현지 신문을 찾아보았다. 신문은 없었고 TV에서 뉴스를 방송하고 있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Delo,  Slovenske novice,  Dnevnik 3개사의 신문이 발행되며 위 순위가 부수가 많이 발행되는 순서다.
나는 슬로베니아 여행 내내 궁금한 점은 슬로베니아의 경제가 어떤가 하는 것이었다. 국토 곳곳이 초목인 점으로 보아 낙농 국가인 것과 경이로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 관광 수입이 많을 듯 보였다. 국민들의 생활 모습은 정원에 잔디를 깎고 집 단장을 하는 등 조용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모습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별 신경 쓰지 않는 조용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였는지 빨간 지붕의 동네 전경은 아름다워 보였고, 거리는 어디를 가나 깨끗하고 조용한 인상을 주었다.
다음 여행국인 크로아티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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