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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관리소에서 관리 중인 빌라에 현판을 걸고 있는 (왼쪽부터) 이순희 강북구청장과 빌라 주민, 강북구의회 유인애 부의장.
▲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빌라관리소에서 관리되는 현장을 방문하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북구(구청장 이순희)가 노후빌라 관리를 위해 전국 자치구 최초로 ‘빌라관리소’를 운영한다. 2개월 시범운영을 마친 강북구가 지난 19일 샛강어린이공원에서 빌라관리소 개소식을 가졌다.
빌라관리소는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구가 직영으로 노후빌라들의 청소·순찰·주차·공동시설 관리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빌라관리소는 이순희 강북구청장 주요 공약 사항으로, 구는 민선8기 초기인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순희 구청장은 개소식에서 “강북구는 고도제한으로 빌라 분포도가 높고 이중 48%가 20년 이상 됐다”면서, “관리 부족으로 주차 갈등이 잦고 주변 청소가 안 돼 일대가 슬럼화되기 십상이라 그 해결책으로 빌라관리소를 고안,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빌라들은 입주민 무관심과 관리비 부담 등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부재한 경우가 많다. 불법쓰레기 투기와 흡연, 주차 문제는 이웃 간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구는 지난해 말 ‘공동주택 관리 조례’를 개정하고 공동주택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달간 불편사항 등을 조사한 뒤 활동 방향을 설정했다.
시범지역으로 번1동 458~463, 472번지 일대를 선정했다. 구는 주택밀집도, 가구 수, 건물 노후도, 재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고, 현재 이 지역 빌라 70%가 참여하고 있다.
구는 담당 매니저를 3명으로 정하고 이들의 인건비(생활임금 적용)와 사무소 설치비용 등 총 7800만원을 전액 구비로 집행키로 결정했다.
먼저 올 2월 매니저(55세 이상)들을 공채로 뽑고,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매니저들은 평일 2교대, 주말 1인 전담으로 근무하며 68개 단지 694세대를 담당한다.
이들은 먼저 1일 4회 빌라 주변과 이면도로, 골목길을 청소하며 단지별 재활용 분리수거함과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를 집중 관리한다.
또 분리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은 단지는 폐기물 배출 장소를 직접 관리하고 잔재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의 탈선장소인 공원 등의 꽁초와 쓰레기를 청소하고 공용시설물 상태를 점검하며 주민들 생활 안전을 위해 순찰도 병행했다. 그 결과 관리대상 빌라들의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됐다.
한 입주자 대표는 “담배꽁초뿐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있어서 CCTV를 달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매니저들이 활동하면서 거리와 골목이 눈에 띄게 깨끗해졌고 상습적인 쓰레기 투기장소도 사라졌다”고 반겼다.
다른 주민은 “쓰레기와 담배꽁초 문제로 이웃과 싸움이 잦아 다른 빌라로 이사 갈 생각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매니저들이 활동하면서 빌라 주변과 골목, 거리까지 깨끗해져서 이사 갈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해당 빌라 입주민 대표들은 깨끗해진 주변 환경과 쓰레기 배출 장소 관리 등으로 빌라관리소 운영에 높은 만족을 표했다.
심상수 매니저(남, 58)는 “깨끗해진 골목과 주민들의 밝은 인사와 표정에서 힘을 얻는다”며 “처음엔 청소할 때 쓰레기봉투 5리터짜리 2개 정도 썼다면 지금은 1개도 차지 않는다. 빌라 주변과 골목이 깨끗해지면서 불법쓰레기 양도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출근할 때 번1동을 걷다보면 눈에 띄게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서 전 동 확대 운영 계획을 밝히고, “빌라관리사무소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앞으로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자치구로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