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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정당한 평가와 호국영웅 2016-12-12
편집국 bukbu3000@naver.com

 

이강준 -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

얼마전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6.25전쟁 당시 남하하는 북한의 자주포를 향해 수류탄과 화염병을 들고 육탄 돌격을 감행, 이중 3대를 격파하는 전과를 올려 6.25전쟁의 전설로 기억되는 심일 소령의 무용담이 조작된 것이라는 보도였다. 이를 두고 기사를 낸 신문과 국방부간의 진실게임이 이어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보도가 당시 심일 소령을 지척에서 보아온 고위 군 관계자의 증언에 기반고 있어 충격이 적지 않다.


전쟁에서 군의 사기를 위해, 또는 자국의 여론을 위해 사실이 왜곡 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베를린을 점령하며 소련의 승리를 알렸던 베를린 국회의사당의 붉은 깃발 사진도 이오지마 전투 직후 수리바치산 정상에 게양되었던 성조기 사진도 실은 여러 목적을 함의했던 일종의 왜곡이었다.


전투 직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베를린 국회의사당에 게양되었다는 붉은 깃발은 기실 전투가 마무리 된 후 실제 전투에 참여하지도 않은 병사가 멋진 사진을 염두한 계획에 따라 촬영하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오지마의 성조기 역시 전투 후에 꽂은 성조기가 작다는 이유로 새로 큰 성조기를 꼽았는데 이로 인해 치열한 전투를 이겨내고 깃발을 꽂은 해병대원이 아닌 이후에 올라가 연출한 사진을 찍은 군인들이 영웅취급을 받아왔다는 거짓말 같은 사실이 후일 밝혀졌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면서 그 목적이 선의를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역사는 그러한 왜곡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종국에 가서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있다는 역사적 흐름을 헤아려 보게 된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할 때 마다 6.25전쟁 초기 벌어졌던 미아리 ·창동지구 전투에 참전했던 호국영웅들 떠올리게 된다. 전쟁 개전 이후 불과 사흘만에 수도 서울 함락. 이 비극적인 역사의 멍애속에서 조금이라도 전황을 바꿔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라져갔던 미아리·창동지구 전투의 호국영웅들은 왜곡은커녕 정당한 역사의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함락을 막기 위해 길음교에서 맨몸으로 북한의 탱크를 향해 돌진한 김순 대위와 육탄 공격조 대원들은 그 희생과 헌신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정확한 인원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위령비 하나도 세워져 있지 않다. 미아리.청동지구 전투는 6.25 개전 초기 지휘라인의 붕괴와 오판에서 기인한 패배였음에도 그들은 희생의 정당한 존경조차 받지 못한채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는 상투적인 문구는 더 이상 역사를 재단하는데 적확한 표현이 아니다. 역사의 이름앞에 승자를 치장한 화려한 휘장은 모두 벗겨져 나가고 있고 패자일지라도 정당한 대의명분을 가진자에게는 후세의 존경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과거의 잘못을 정정하는 것을 절대 치욕이나 부끄러운 행동이 아닌 후세를 위해 우리가 해야하는 의무이다. 그 의무에 미화되거나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는 작업과 아울러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역사를, 인물들을 발굴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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