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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소장 이용민)는 농인의 생태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 12월까지 식물 및 곤충 90여 종에 대한 수어도감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어는 농인이 사용하는 언어로, 손동작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 몸의 방향 등으로 구성된 시각 언어다.
한국수어는 2016년에 국어와 동등한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로 지정돼, 현재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에는 2만2,834개의 단어가 수록돼 있다. 그러나 이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표제어(42만3,172개)의 5.4%에 불과하며, 특히 동·식물 분야 수어는 202개로 국어(1만7,242개)의 1.2%에 그쳐 그 표현에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북한산국립공원은 지난 4월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대안학교(이하 소보사, 강북구 우이동 소재, 농아의 농정체성 및 기초학습향상을 위한 대안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인의 생태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어도감 제작을 추진 중이다.
도감은 목본, 초본, 곤충 도감으로 구성되며, 북한산 및 도봉산 일대에서 계절 별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및 곤충 90여 종이 목록에 선정됐다.
도감에는 식물 국명, 사진, 문자 설명 뿐 아니라 수형(손 모양) 그림 및 수형과 설명을 담은 QR코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소보사 김주희 대표는 “학교 주변 산에서 아이들이 무당벌레와 같은 곤충을 발견하면 굉장히 즐거워하는데, 수어 이름이 마땅치 않아 함께 임시로 수어이름을 정해 대화하곤 한다”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나리와 무당벌레같은 식물, 곤충조차 수어가 정리되어있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다”며 수어도감 제작을 통한 생태교육의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는 지난 6월 소보사 농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시간 해설 프로그램인 ‘도봉산 라이브해설’을 진행했고, 8월에는 수어 둘레길 탐방안내 동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문정문 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 탐방시설과장은 “이번 수어도감 제작이 농인 등 탐방취약계층의 생태복지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탐방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하고 질 좋은 탐방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